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히 특별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당신이 호의를 여러번 베풀어도 그것을 '당연한 일'로 여깁니다. 그래서 우리가 경계를 설정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상대가 어떤 사람인가 입니다. 만약 상대가 나르시시스트라면 밥을 한 번 사주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엔 내가 샀으니까 다음번엔 네가 사. 안그러면 다음부터 안볼꺼야"라고 말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단단한 경계선입니다. 반대로, 상대가 아주 작은 배려에도 감사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당신이 베푼 것에 대해 보답하려 애쓰는 모습이 보일 것입니다. 이럴 때는 경계선을 느슨하고 부드럽게 해도 괜찮습니다. 에코이스트는 보통 경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남의 영역을 잘 침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타인도 자신처럼 경계가 명확하리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경계를 침범당해도 곧바로 지적하지 못하죠. '저 사람도 사정이 있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다릅니다. 당신이 배려하고 이해해주는 만큼 고마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당신을 멍청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르시시스트는 상대가 거절하지 못하고 죄책감을 느끼도록 교묘하게 조종합니다. 당연히 나르시시스트에게 해줘야하는데 하지 않는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너 때문에 내가 상처받았어", "네가 잘못한거야" 같은 말로 당신의 경계를 무너뜨리려고 합니다. 피해자는 점점 수동적이 되고 결국 나르시시스트의 방식대로만 움직이게 됩니다. 작은 부탁에서 시작해 결국 당신의 모든 경계가 무너지고 그 사람에게 맞추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나르시시스트와의 경계 설정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경계를 지켜야 하는 영역과 경계를 잘 지키는 방법, 거절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다룰 예정입니다.
경계선이 침범당하는 6가지 영역
전문가들은 경계의 영역을 다음과 같은 여섯가지로 구분합니다. 나르시시스트는 이러한 경계를 쉽게 침법하려고 합니다. 이 여섯가지 모두 나와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들일 수록 침범이 쉬워집니다. 나르시시스트의 경우 이를 거절할 경우 죄책감을 느끼도록 감정을 조종하여 이 경계를 무너뜨리려고 합니다.
1. 물질적 경계: 내가 소유한 물건들에 대한 경계. 누군가가 그것들을 빌리려 하거나, 빼앗거나, 망가뜨리려 할 때, 어떻게 거절할지를 포함
2. 물리적 경계: 내 신체와 사적 공간, 사생활을 포함. 나의 개인적인 공간과 접촉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를 정하는 것
3. 정신적 경계: 나만의 생각과 의견을 갖고 표현할 수 있는 권리. 타인의 생각과 다를 자유, 의견 차이를 인정받을 권리를 포함
4. 성적 경계: 성적 표현과 활동에서 내가 불편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선을 긋는 것
5. 사회적 경계: 직장, 학교, 동아리, SNS 등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서 불편하거나 억지로 감내하는 활동들을 제한하는 것
6. 시간적 경계: 내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누구에게 사용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
효과적으로 경계선을 설정하는 7가지 방법
1. 말로 정확히 표현하라
말이 아닌 눈치, 표정, 행동만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은 소용없습니다. 나르시시스트는 타인의 감정과 행동을 연결지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말은 반드시 명확하게 말로 표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얘기하고 싶지 않아" 또는 "나는 그렇게 말하는 게 불편해"처럼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이런 언어적 경계 설정만이 나르시시스트에게 '이 선을 넘으면 안된다'는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2. 직설적인 문장을 사용하라
"그랬으면 좋겠어". "좀 힘들 것 같아"는 나르시시스트에게는 확신없는 표현으로 들립니다. 따라서 경계를 침범하기 쉬워집니다. 따라서 "힘들 것 같다"는 표현 대신 "오늘 저녁엔 못 만나. 바빠서 시간이 안 돼." 혹은 "나에게 ~하지마"라는 표현으로 직설적으로 내가 원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가능하다면 대안없이 거절만으로 끝내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나르시시트느는 여지를 보이면 그 틈을 파고들기 때문에 협상할 여지가 없도록 직설적이고 단호하게 거절하세요. "안돼, 내가 원하지 않아"는 충분한 이유입니다.
3. 명령에 가까운 단호한 어조를 사용하라
예의는 갖추되, 말투는 확신 있고 단호하게 해야 합니다. 불안하거나 주저하는 어조는 나르시시스트에게 '눈치 보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자신감 있는 말투를 연습하여 나르시시스트에게 확실하게 거절하도록 해보세요. 거절은 갈등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권리임을 잊지 마세요. 나르시시스트는 종종 우리의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이용해 경계를 무너뜨리려 하기 때문에, 단정적이고 책임있는 어조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말투는 나르시시스트에게 '이 사람은 함부로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4.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습관을 내려놓자
에코이스트는 상대방과 사이가 틀어질까봐 참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신이 이렇게 이야기 해서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관계가 끊어질까봐 염려하는 것입니다. 이런 걱정 때문에 권리를 포기하지 마세요.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있고, 갈등이 생긴다고 해서 무조건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조금 불편해져도, 내 권리를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할 말은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더이상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5. 친절해야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자
모두에게 친절해야할 의무는 없습니다. 특히 당신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범하는 사람에게까지 친절할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갈등이 좀 생기더라도 괜찮습니다. 당신의 강단을 경험한 사람은, 더 이상 함부로 경계를 넘지 못할 겁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허용한 만큼만 당신을 대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불편하고 낯설 수 있지만, 당신이 단호하게 선을 긋는 순간부터 관계의 역학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진짜로 중요한 것은 모두에게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과의 관계를 지키는 것입니다. 당신의 감정, 시간, 에너지는 소중하며, 누구에게나 함부로 소비되어서는 안됩니다.
6. 존중받기 위한 특별한 자격은 필요 없다.
경계선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권리입니다. 당신이 어떤 조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을 표현할 자격이 있습니다.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거나 존중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제안하는 것에 무작정 화내거나 저항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해하고 수용하려 노력하겠죠. 반대로 당신의 경계에 반복적으로 화를 내거나 죄책감을 주려 한다면, 그건 건강한 관계가 아니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당신이 요구하는 순간마다 상대가 불편해하고 당신을 나쁘게 만든다면, 그 관계는 일방적인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계는 관계를 끊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건강하고 존중받는 관계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 입니다.
7. 죄책감을 너무 위험하게 여기지 마라
경계를 설정한 후, 죄책감, 어색함, 두려움 같은 감정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이건 정상입니다. 오히려 그 불편함을 견뎌야 건강한 관계로 갈 수 있는 첫걸음이 됩니다. 특히 나르시시스트는 이 죄책감을 자극해 경계를 무너뜨리려고 합니다. "너 때문에 내가 상처받았어", "너는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 등의 말에 흔들리지 마세요. 죄책감은 감정일 뿐 당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그들이 표현하는 불쾌함이나 분노는 당신의 책임이 아닙니다. 그 불쾌함이나 분노는 당신이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거나 조종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반응입니다. 불편한 감정이 밀려올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나는 나를 지키는 중이다. 이건 잘하고 있는 것이다" 경계를 지키는 연습은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은 더 단단해지고 더 이상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나를 지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마치는 글
당신은 경계를 가질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특별한 조건을 갖추지 않아도, 대단한 이유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존중받고 싶다는 그 마음만으로도, '나는 여기까지야'라고 말할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단호하게 말하는 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에코이스트의 마음은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경계를 설정하는 일은 마치 무례한 사람이 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입니다. 경계는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라,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행위입니다.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에서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그들은 타인의 침묵과 죄책감을 이용해 경계를 무너뜨리고, 결국 상대가 자신의 틀 안에서만 움직이도록 만듭니다. 그러니 더더욱 말해야 합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이건 나에게 불편해", "하지 마"라고 명확하게 이야기 하는 것 입니다. 당신이 경계를 설정할수록 당신은 더 이상 타인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될 것입니다. 누군가가 화를 내든, 실망하든, 비난하든 그것은 당신이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처음으로 자신을 존중했기 때문입니다. 경계를 지킨다는 것은 사람들과의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나와 건강하게 연결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당신은 점점 더 단단하고 안정된 사람이 되어갈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더 이상 타인의 기대에 맞추느라 당신 자신을 잃지 마세요. 이 글을 읽은 지금 이 순간이, ‘나’를 가장 먼저 존중해주는 삶의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