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119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직장인 3명 중 1명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고, 그 중 30%는 결국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놀라운 점은, 괴롭힘의 가해자가 꼭 ‘상사’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같은 팀 동료, 다른 부서 직원, 심지어 후배까지도 언제든 ‘오피스 빌런’이 될 수 있죠. 이런 오피스 빌런 사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대체로 착하고 성실한 직원들입니다. 오피스 빌런들은 마치 레이더를 단 것처럼 ‘호구 잡기 쉬운 사람’을 기가 막히게 찾아냅니다.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모두의 눈치를 보며, 혼자 책임을 떠안는 사람들은 금세 타깃이 되죠. 특히 성실하고 실력까지 갖춘 사람일수록, “이 사람은 참아줄 거야”라는 잘못된 기대를 불러일으켜 오히려 더 많은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착한 게 미덕’이라고 배우며 자라지만, 직장에서는 안타깝게도 이 착함이 약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참기만 하다가 한 번 분노가 터지면 이미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라는 겁니다. 이 시점에서는 감정이 폭발하며 관계 단절, 팀 내 갈등, 심하면 퇴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는 관계 단절이나 충동적인 퇴사가 곧 나의 경력과 생활에 타격을 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죠.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착한 나 자신이 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무엇일까요? 처음부터 ‘다정하지만 단호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필요할 땐 거절할 줄 알고, 내 영역을 지키면서도 협력할 수 있는 사람, 즉 경계가 분명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스스로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지 진단해보고, 오피스 빌런에게 휘둘리지 않는 현실적인 대응법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오피스 빌런 3종 세트
직장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팀의 공기를 흐리고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오피스 빌런’입니다. 이들은 명확한 폭력을 쓰지 않아도 주변 사람을 힘들게 만들며, 조직 문화를 서서히 망가뜨립니다. 대표적으로 아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1. 자기중심적 빌런 :
“내가 더 낫다”는 우월감으로 상대를 깎아내리고 통제하려 듭니다.
2. 미세공격형 빌런 :
“야”, “그거 좀 해” 식의 반말, 퇴근 눈치, 육아휴직 비난, 은근한 따돌림을 하는 유형입니다.
3. 공존 불가형 빌런 :
“내 공간에 네가 있다는 게 싫어.” 강자에겐 침묵, 약자에겐 본심이 드러나는 사람들입니다.
자기중심적 빌런은 “내가 더 낫다”라는 우월감으로 가득 차 있어, 상대를 끊임없이 깎아내리고 통제하려 듭니다. 이들은 상대의 성과나 장점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흠을 찾아내 지적하거나 비꼬는 데 능숙하죠. 예를 들어 회의 중에 동료의 아이디어를 “그건 별로야, 내가 해볼게”라며 가로채거나, 사소한 실수를 크게 부풀려 망신을 주는 행동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겉으로는 자신감 넘치는 리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타인을 낮춰야만 자기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는 불안정한 유형입니다.
미세 공격형 빌런은 큰 소리를 치거나 노골적으로 욕하지 않습니다. 대신 작은 칼로 찌르듯, ‘은근한 공격’을 반복해 상대를 지치게 만듭니다. “야, 그거 좀 해” 같은 반말, 퇴근 직전 일거리 떠넘기기, 육아휴직이나 연차 사용을 은근히 비난하기, 회식 자리에서 특정인을 계속 소외시키기 등 교묘한 행동이 특징이에요. 이런 미세공격은 당하는 사람만 고통스럽고, 주변에서는 “별일 아니잖아”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때문에 더 힘들어집니다.
공존 불가형 빌런은 말 그대로 “내 공간에 네가 있다는 게 싫어”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조용해 보여도, 강자 앞에서는 침묵하면서 약자에게만 본심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죠. 예를 들어, 팀장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 하다가도 신입사원이나 인턴에게만 날 선 말투를 쓰거나, 눈치 주기·자리 피하기 같은 방식으로 존재 자체를 부정합니다. 이런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일할 의욕이 꺾이고, 심하면 출근 자체가 괴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런 오피스 빌런들은 한 가지 유형으로만 나타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두세 가지 특징을 섞어서 보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이들을 ‘참아넘기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착한아이 콤플렉스 자가진단
내가 혹시 악인에게 이용당하기 쉬운 '착한 사람'은 아닐까요? 아래 항목 중 4개 이상이라면 위험한 신호라고 합니다. 하지만 착하기만 해서는 관계도, 일도, 자기 자신도 지키기가 어렵습니다.
1. 부탁을 거절 못한다.
2. 자기 의견보다 남의 의견을 따른다.
3.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한다 내 감정보다 타인의 기분이 더 중요하다.
4. 가까운 사람에게도 서운함을 표현 못한다.
5. 자주 화가 나지만 참는다.

직장에서 나에게 누군가 착하다고 했다면
‘인상이 선하다’는 말은 분명 누군가에게는 칭찬일 수 있지만, 듣는 이에겐 “만만하게 본다”, “호구로 보나?” 하는 불편함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단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착한 사람을 얼마나 ‘이용 가능하게’ 보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피로감이 반영된 감정일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동료가 제게 ‘인상이 선하다’, ‘막내 같고 귀엽다’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왠지 기분 나쁘게 느껴졌습니다. 주변 직원들도 함께 들었고, 저는 결국 그 말을 한 동료에게 ‘제가 그렇게 선해 보이나요?’라고 직접 물었어요. 요즘 착하다는 말은 칭찬이 아니라는 얘기도 듣는데… 저를 만만하게 보려는 의도였을까요?”
'착하다'는 말은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르게 들립니다. 상대가 웃으며 자연스럽게 말한 경우, 그저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는 립서비스 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떠넘기려는 상황에서 그런말을 한다면 '착한 사람은 거절 못하겠지'라는 계산이 깔린 말일 수 있습니다. 또 여럿이 있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말한 경우 약간 선 넘는 장난이거나 상대방을 무의식적으로 낮추려는 의도일 수 있습니다.
"착해 보인다"는 말에 대처하는 법
1. 과하게 반응하지 마세요.
그 말을 했던 사람이 정말 나쁜 의도로 말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면, 겉으로는 웃으며 넘기고 속으로 판단하세요. 괜한 날카로운 반응은 오히려 “예민하다”, “자존감이 낮다”는 인식을 줄 수 있습니다. 먼저 그 말을 한 사람이 정말로 나쁜 의도를 갖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면, 가볍게 편이 좋습니다. 대신 속으로는 “이 말 뒤에 어떤 행동이 따라오는지 보자”라는 태도로 상황을 관찰하세요. 이렇게 하면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상황을 내 편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2. 말 뒤의 행동을 보세요.
진짜로 나를 만만하게 보는 사람은 결국 행동으로 티를 냅니다. 예를 들어 “착해 보인다”라는 말을 한 후 슬쩍 일을 떠넘기거나, 반복적으로 부탁을 하는 패턴이 나타날 수 있어요. 반대로 진짜 칭찬이었다면, 말에서 끝나고 행동으로 이용하려 들지 않습니다.
말은 누구나 가볍게 할 수 있지만, 행동은 감추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만약 이용하려는 기미가 반복된다면, 그때는 확실하게 선을 긋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시점에서 거절을 못 하면 ‘호구’라는 인식이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3. 나의 선함을 지키되, 경계는 분명히 하세요.
착하다는 평가를 문제 삼기보다, “선하지만 단호한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나의 장점인 선함은 유지하면서도, 내 업무와 시간을 지키기 위해 경계를 명확히 표현하는 거죠. 지금은 부탁을 지킬 수 없는 이유를 확실하게 말해주는 것이 좋겠지요.
“도와드릴 수는 있지만, 지금은 제 업무가 밀려있어요 .”
“이번에는 제가 어려울 것 같아요, 죄송해요.”
이런 표현은 거절이지만 부드럽기 때문에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내 선을 지킬 수 있습니다. 한두 번 이렇게 대응하면, 주변에서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고, 오히려 존중받는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직장에서 무시 당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
직장 속 오피스 빌런들은 침묵하고 가만히 있는 사람을 가장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런 저항 없이 참기만 하는 사람은 그들에게 있어 ‘이용하기 쉬운 사람’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처음에는 다정하고 예의 바르게 보이더라도, 분명하게 말할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건 조금 불편합니다”라는 말에서 시작해, 상황이 반복된다면 “이건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처럼 점진적으로 수위를 높여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상대는 “이 사람은 당하지 않는다”라는 신호를 받게 됩니다.
또한 직장에서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불확실한 이야기일수록 오히려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마 아닐걸요…” 같은 어정쩡한 말투는 오히려 가볍게 들릴 수 있어요. 대신 “확실하진 않지만,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처럼 자신 있는 태도를 보이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말투와 태도에서 오는 힘이 상대의 태도를 바꾸기 때문이죠. 물론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건 금물입니다. 직장에서는 감정보다 기능적인 저항이 훨씬 효과적이에요. 예를 들어 “이건 좀 이상한데요”, “불편하네요” 같은 표현으로 시작해 보세요. 이런 작은 목소리가 모이면 상대도 쉽게 무시할 수 없게 됩니다.
만약 빌런의 행동이 반복되거나 심각하다면, 증거를 수집하고 공식 절차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직장은 사적인 공간이 아니며, 법적으로도 회사는 피해자 편에 설 수밖에 없습니다. 메신저 기록, 메일, 녹음 등 객관적인 증거가 있다면 HR이나 관련 부서에서 문제를 무시할 수 없게 되죠.
그리고 혼자 싸우지 마세요. 함께 목소리를 내는 동료를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첫 번째로 용기를 낸 사람이 나오면, 다른 사람들도 움직일 힘을 얻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방관하는 것 같아도, 누군가 분명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분위기는 달라집니다. 무조건 퇴사부터 하는 건 피하세요. 아무 대응 없이 떠나는 건 마치 ‘백지 답안’을 제출하는 것과 같습니다. 문제를 지적하고 부딪쳐본 경험은 이후 커리어에서도 큰 자산이 됩니다. 이 세가지를 기억하세요.
1.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작지만 분명한 말부터 시작하세요.
2. 감정 대신 전략으로, 혼자 말고 함께 대응하세요.
3. 착하다는 이유로 참지 마세요. 착한 사람이 오히려 가장 많이 당합니다.
우리 세대는 앞으로 훨씬 오래 일해야 하는 세대입니다. 직장이라는 환경에서 만난 ‘똥 같은 상황’을 피하기만 한다면, 언젠가 또 다른 형태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요. 피하지 말고, 치울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진짜 힘입니다.
왜 빌런은 절대 안바뀔까?
직장 빌런은 왜 쉽게 바뀌지 않을까요? 겉으로 보면 단순히 무지해서, 혹은 잘 몰라서 저지르는 행동 같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들은 늘 이렇게 말합니다. “아, 그게 그렇게 불편한 줄 몰랐어요.” “장난이었는데요?” 라고 말입니다. 그들은 정말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고칠 생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공감능력이 없거든요. 빌런들은 어떤 행동이 누군가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머리로’ 알더라도, 마음으로 느끼지 못합니다. 상대의 고통을 체감하지 못하니, 그게 진짜 문제인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거죠. 예를 들어, 회의 자리에서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 하고 비꼬는 말을 내뱉어도, 휴게실에서 “애 엄마가 이래도 되나?” 같은 말을 툭 던져도, 상대가 그 한마디 때문에 하루 종일 시달리고 퇴사까지 고민하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않습니다. 빌런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한마디일 뿐이고, 피해자는 밤새 뒤척이며 자존감을 깎아먹습니다. 이런 태도는 단순히 무지한 게 아니라 악질적입니다.
빌런들은 남을 깎아내리고 불편하게 만들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은 아무 문제 없다고 믿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지?” “쟤가 예민한 거 아니야?”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반복하면서, 행동을 고치기는커녕 더 대담해집니다. 문제는 빌런 한 명이 조직 전체를 썩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개인이 이런 분위기를 쉽게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게 침묵과 방관의 문화가 자리 잡으면 건강한 직장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합니다. 착한 사람들은 매일 출근길이 지옥처럼 느껴지고, 결국 퇴사를 고민하게 되죠. 남은 동료들도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니, 회사의 생산성과 사기는 동시에 무너집니다. 이런 악순환은 개인의 선의나 착함으로는 절대 끊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참으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태도는 빌런에게 더 좋은 먹잇감을 줄 뿐입니다.
빌런들의 또 다른 큰 문제는 바로 자아성찰 능력의 부재입니다. 그들은 남에게 상처를 주고 조직 분위기를 망치면서도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나는 문제 없어”,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하는데 뭐가 문제야?”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며,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피해를 호소하거나 불편함을 표현해도, 그들은 “쟤가 예민한 거야”라고 치부하며 책임을 회피합니다. 심지어 공식적으로 지적을 받더라도 반성하기보다는 변명부터 떠올립니다. 이런 태도는 결국 자기 발전을 완전히 가로막고, 조직을 더 깊은 불신과 불편함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스스로 잘못을 인식하고 바꾸려는 최소한의 성찰조차 없으니, 이들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마치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착한 나’를 스스로 지켜내는 일입니다. 남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면 정작 내가 지치고 소진될 수 있어요. 그래서 평소에 내 마음을 보호할 수 있는 작은 습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반복적으로 “착하다”는 말을 하면서 은근히 부탁이나 잡일을 떠넘긴다면,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선을 긋는 연습을 해보세요. “이번에는 제가 어려울 것 같아요, 죄송해요.”처럼 단호한 거절을 하거나, “도와드릴 수는 있지만 제 업무를 먼저 마치고요.”처럼 조건을 붙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런 작은 경계 설정이 쌓이면 ‘나는 선하지만 만만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남들이 나를 뭐라고 평가하든, 내가 나를 지치게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내 착함을 유지하면서도 스스로를 단단히 보호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오피스 빌런 같은 사람들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설 수 있습니다.